저축보험 판매 경쟁 과열...농협생명, 보유계약 줄어든 이유는
신규 보험료보다 과거 상품 해지보험금이 더 커
성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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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31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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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상승기 생명보험사의 일시납 저축보험 판매 경쟁이 과열 양상이다. 하지만 보유계약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판매로 들어오는 보험료보다 더 많은 규모로 해지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농협생명의 저축성보험 보유계약 규모가 12조7583억원으로 전년 동기 13조7867억원 대비 2조532억원 감소했다. 삼성생명이 1조3191억원 감소했으며 한화생명은 1조4551억원 줄었다. 교보생명은 2327억원으로 비교적 감소폭이 작다.
최근 저축성보험 판매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모습이다. 저축성보험에 적용하는 이유유는 최근 금리가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어서다. 소비자는 0.1%포인트라도 더 높은 상품에 가입하기 때문이다. 가령 지난 8월 푸본현대생명이 4.0%를 적용한 저축보험을 판매했다. 약 2개월만에 5.3%의 이율을 적용한 상품까지 등장했다.
저축성보험 판매가 과열되고 있지만, 생보사들의 저축성보험 보유계약 금액은 되려 축소되는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생보사의 생사혼합보험(저축보험 등) 보유계약은 112조4214억원이었다. 이는 전년 동기 124조5121억원 대비 12조907억원 줄었다.
업계는 2013년 2월 이전 판매했던 저축보험의 비과세 요건(10년이상 계약 유지)을 충족한 가입자들의 해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지난 2013년 2월 세법이 개정되면서 보험차익에 대해 개인당 2억원 한도로 비과세 혜택이 축소됐다. 이에 보험업계는 2012년 하반기 세법개정안이 발표된 이후 저축보험 절판마케팅을 진행했다. 비과세 한도가 축소되기 전에 저축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판매한 것이다. 이 절판마케팅으로 보험료가 쏟아져 들어왔다.
10년이 지나 저축보험 만기가 되어 가입자들이 만기환급금 등으로 보험금으로 찾아간 금액이 크다는 설명이다.
교보생명의 저축성보험 보유계약 감소폭이 적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10년 전 교보생명은 상대적으로 저축성보험을 적게 판매했다. 이에 지급한 보험금도 적어 소폭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저축성보험 보유계약 금액이 가장 많이 감소한 농협생명에는 전략적인 요인도 있다. 농협생명은 오는 2023년 도입되는 새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하기 위해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다.
IFRS17은 현금주의회계에서 발생주의회계로 변경되는 것이 골자다. 저축성보험의 보험료는 만기시 가입자에게 돌려줘야하는 금액이라 부채로 인식한다. 저축성보험 보험 판매 수익이 늘수록 보험사들은 부채 증가로 재무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적용이율이 높아지는 저축보험도 영향이 있다고 업계관계자는 말한다. 이전에 가입한 저축보험의 원금을 회복한 소비자들이 더 높은 이율의 상품에 가입하기 위해 해지하고 있다는 것. 2년 전 3% 이율의 저축보험을 유지하는 것보다 5%이상 이율의 상품에 새로 가입하는 것이 더 이득이라고 판단 해 갈아타는 수요가 늘었다는 의견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요즘 경제가 어려워져 만기 보험금을 받고 다른 투자를 하기보다 대출상환 등 자금난을 해결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때문에 업계 전반적으로 보유 금액이 감소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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