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20만원짜리 설계사? 100만원짜리 설계사! 지점장의 역할은

김승동 승인 2022.10.26 09:03 의견 0

김진수 인스토리얼 대표 kjinsoo@finevery.com

보험 모집 시장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존재는 대면채널이다. 대면채널은 두 가지 중요한 축으로 구성되는데 설계사와 관리자다.

설계사는 말 그대로 보험 상품을 설계하여 제안하고 모집하는 일을 한다. 관리자는 설계사의 활동 전반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물론 다수의 대리점에서 두 가지 역할을 병행하는 관리자도 존재하지만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는 경우가 흔하다.

김진수 인스토리얼 대표


설계사와 관리자는 각각 명확한 역할이 존재하고 하나라도 성공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두 역할은 상호 보완적이면서도 다르기에 설계사로 성공했다고 관리자를 잘한다는 보장도 없고 그 반대도 동일하다.

최근 보험 모집 시장에 어려움이 크다. 개선될 여지도 적다. 대면채널 내 영업조직을 살펴보면 설계사와 관리자의 갈등이 드러나는 곳이 많다. 사람이 모이면 갈등은 항상 존재하지만 현재 상황을 살펴보면 관리자의 잘못이 더 커 보인다. 관리에서 ‘성장’이란 단어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전속 대면 채널에 속한 설계사의 불만은 ‘고객 발굴 전략과 영업 방향을 제시하고 활동을 지원 및 관리하는 우수한 관리자의 부재’로 귀결된다. 이는 매달 조직이 부여한 마감 목표만을 강요하는 관리자가 다수다. 개별 설계사의 성장은 내버려 둔 채 목표 달성에만 집중하기에 작성계약 등의 부작용이 지속된다.

작년과 비교 올해 소속 설계사의 활동, 고객 등록, 설계, 모집 실적의 양적 평균이 하락했다면, 영업관리에 실패한 것이다. 설계사가 관리자를 따르는 것은 본인의 성장을 위함인데 성장하지 못했다면 관리자는 있을 필요가 없다.

성장의 부재는 보험대리점에서도 관찰된다. 대리점도 대면 조직이기에 존재하기 위해서는 우선 조직의 성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대다수의 대리점은 경력 설계사를 모집하는데 크게 두 가지 전략 중 하나를 선택한다.

먼저 살펴볼 것은 '저능률 확장형' 전략이다. 매출 실적이 뛰어나진 않지만 매월 한 건이라도 모집하는 설계사를 다수 모으는 방식이다. 이 전략은 초기에는 조직이 성장하는 것 같지만 어느 순간 한계에 직면한다. 설계사가 늘어날수록 비용도 함께 증가한다.

가령 월납 보험료를 기준으로 매월 1000만원을 모집하는 목표를 둔 관리자는 두 가지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월납 20만원을 수납하는 설계사 50명을 모으면 된다. 이 방식은 초기에는 빠르게 성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50명 조직을 완성하기 전에 사무실 임차료 등 비용도 함께 증가하여 성장세가 둔화된다.

이런 문제의 핵심도 개별 설계사의 성장에 관리자가 무관심하기 때문이다. 저능률 설계사를 많이 리크루팅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개별 설계사의 성장을 위한 시장개발, 교육, 활동관리 등을 등한시 한다.

이와는 다른 '고능률 확장형' 전략도 있다. 고능률 설계사를 소수 관리하는 것이다. 쉽게 월납 100만원을 수납하는 설계사 10명만 있으면 앞서 살펴본 1000만원이란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 이 경우 앞선 예와 비교 비용이 5배 절감된다.

하지만 이 전략도 문제가 발행한다. 저능률자를 고능률자로 성장시키지 못하고 이미 고능률인 설계사를 리크루팅하기 때문이다. 리크루팅 비용이 증가하여 큰 어려움에 빠지게 될 수 있다. 또 설계사가 한명이라도 이탈하면, 적지 않은 타격이 발생한다.

결국 우수한 관리자로 거듭나고 조직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개별 설계사의 성장에 집중해야 한다. 월납 20만원 설계사를 성장시키지 못하면 1000만원의 조직 목표를 위해 50명이 필요하다. 하지만 월납 20만 원의 설계사를 성장시켜 100만원의 평균 실적을 꾸준히 달성하게 성장시킨다면 모든 비용을 절감하며 설계사도 관리자도 만족할 수 있다.

초년도 모집수수료 1200% 규제, 분급 확장, 채널 간 경쟁 등으로 보험사는 대면채널의 효율에 관심이 높다. 대면 내 전속 또는 대리점 어느 조직이라도 비용절감을 통한 조직 효율 개선을 달성하지 못하면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이를 가장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전략이 개별 설계사의 성장을 지원하는 관리자의 노력이다.

관리자는 설계사가 성장을 통해 존재해야지만 스스로도 존재할 수 있다. 따라서 설계사를 관리자의 성장을 위한 도구 내지 조직이 부여한 목표를 달성하는 수단으로 여기지 않아야 한다.

끝으로 설계사에게 있어서도 관리자의 존재는 매우 중요하다. 전속 대면 조직 중 다수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인사발령을 통해 관리자가 변경된다. 단 한 명의 변화를 통해 조직의 문화, 활동, 매출이 변하고 성장하는 경험을 자주 목격한다.

설계사도 어떤 관리자를 만나는지에 따라 성장 여부가 달라진다. 따라서 소속을 옮길 때에는 수수료 등에만 집중하지 말고 설계사를 성장시킬 수 있는 관리자와 체계가 있는지를 먼저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은 대면채널이 사라지지 않는 이상 갈등과 화합을 반복할 것이고 그 중심에는 ‘설계사의 성장’이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김진수 인스토리얼 대표 kjinsoo@fineve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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