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중단 권고했지만...손보사, 금감원 무시하고 납입면제 '재판매'
보험료 전액 면제에서, 보험료 지원 형태로 변경...사실상 같은 담보
메리츠화재 이어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보 판매...업계 확산 될 듯
성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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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9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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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화재가 유사암 납입면제 특약 판매를 유지하자 경쟁 손해보험사들도 재판매에 나섰다. 유사암 납입면제 특약은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 문제가 있어 최근 금융당국이 판매 축소를 권고한 담보다. 메리츠화재 등 손보사는 보험소비자에게 소구력 있는 상품을 위해 납입면제 특약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KB손해보험은 19일 종합보험, 자녀보험, 유병자보험에 유사암 납입지원 특약을 탑재했다. 금융감독원이 유사암 납입면제 축소를 권고하자 보험사들은 최근 '납입지원' 이라고 상품명만 변경, 사실상 납입면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도 보험료 할인, 납입지원 등의 담보명으로 여전히 팔고 있다. 이 역시 금감원이 판매 중단을 권고한 납입면제 특약이다.
KB손보는 유사암 진단 시 보험료의 50%를 1년 단위로 보험금 형태로 지원한다. 예를들어 월납 보험료가 10만원, 1년에 120만원을 납입한다면 50%인 60만원을 1년에 한번 지급하는 방식이다.
삼성화재는 유사암 진단 이후 보험료의 50%를 지원하는 형태다. 가령 월 보험료가 10만원이라면 50%인 5만원을 제외한 5만원만 납입하면 된다.
유사암은 갑상선암, 경계성 종양, 제자리암, 기타피부암 등을 말한다. 다른 암종보다 발병 확률은 높지만 치료비가 상대적으로 적고 예후도 좋다. 이에 유사암으로 큰 소득 상실이 일어날 확률이 적다.
유사암 납입면제 특약은 유사암을 진단 받아 보험금을 수령하면 이후 납입해야하는 보험료 전액을 면제해준다. 지난 7월 금감원은 납입면제 특약이 통상적인 소득보장 지원 목적을 초과하며, 이는 보험사기예방모범규준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보험금이 통상적인 치료비 및 소득보전 수준보다 대폭 많을 경우 모럴해저드 위험이 있다. 보험금을 노린 보험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납입면제 특약 판매를 재검토하라고 권고했다.
당국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메리츠화재가 유사암 납입면제특약을 판매하는 이유는 시장이 포화돼 새롭게 출시할 상품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보험관련 법령에 위배되는 부분도 없고 금감원의 지시가 아닌 권고라는 이유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납입면제 특약에 대해 재검토하라고 권고했다"면서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상품이 많지 않아 사실상 납입면제 특약과 같은 담보를 이름만 변경해 판매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이어 "다만 기존 납입면제특약은 보험료를 전액 내지 않는 조건이지만 현재는 50% 정도를 지원한다"며 "이에 금융당국이 지적한 모럴해저드 문제는 줄어들었다"고 덧붙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품을 재검토하라고 권고했지만 강제성이 있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모럴리스크가 없는지 다시 한번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메리츠화재는 현재 판매하고 있는 100% 납입면제 담보를 50% 수준으로 낮춘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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