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에 총력...신한EZ손보, 성공 가능할까

미니보험으로 수익 기대 어려워...차별화 전략 필요

성명주 승인 2022.08.04 11:30 의견 0

신한EZ손해보험의 시장 진출 전략을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차별화된 상품 전략이 없으면 수익을 내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한EZ손보는 신한금융그룹이 지난 6월 인수를 마무리한 16번째 자회사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EZ손보는 디지털보험사를 표방, 지난달 출범했다. 아직 구체적인 상품 전략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 업계는 신한EZ손보가 접근성이 좋은 미니보험부터 출시할 것으로 예상한다.

미니보험은 보장기간이 하루에서 1년이내로 짧고 보험료도 1만원 미만으로 저렴한 상품을 의미한다. 부담없이 가입할 수 있어 가입 장벽이 낮다는 장점이 있지만 보험료 규모가 작아 수익성은 낮다고 평가된다.

[이미지=신한EZ손보 홈페이지 갈무리]


신한EZ손보는 출범과 동시에 자동차를 구매할 때 잔여 할부금을 대신 상환해주는 ‘행복두배대출상환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교통사고로 인해 가입자가 사망하거나 50% 이상 후유장해 시 자동차 할부금을 신한EZ손보가 대신 상환해 준다.

또 올해 하반기 운전자보험을 출시할 예정이다. 운전자보험은 교통사고에 따른 벌금이나 형사합의금(교통사고처리지원금), 변호사 선임비 등을 보장한다.

즉 자동차금융을 중심으로 생활밀착형 상품 라인업을 갖춰나겠다는 복안인 셈이다.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으로 자동차가 있는 사람이라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한다. 누구나 필요로 하기때문에 대상 모집이 용이하다.

하지만 업계는 신한EZ손보의 전략이 수익성이 결여될 수 있다는 견해다. 이미 퍼마일 자동차보험을 내세운 캐롯손보가 지난해 말까지 1212억원 누적손실을 냈다. 캐롯 역시 장기보장성보험으로 확대해야 하는데 업셀링이 잘 안되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디지털보험사의 주 타켓층은 20~30대이다. 그들은 아직 건강을 보장하는 보험상품에 대해 관심이 적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자발적인 보험가입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다.

올해 연말 정도에는 카카오페이손해보험도 디지털보험사 시장에 본격 출범한다. 카카오페이손보는 국내 월간활성이용자가 4743만명의 카카오라는 거대 플랫폼이 있다. 출발점 자체가 신한EZ손보, 캐롯손보와는 다르다. 이에 신한EZ손보가 어떤 전략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인지 의문이 든다.

심지어 삼성화재 등 대형사도 미니보험을 출시하고 있다. 서비스를 경험하게 하고 향후 다른 상품으로 업셀링하겠다는 전략인셈이다. 미니보험에 대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신한EZ손보의 차별적 전략이 아직은 보이지 않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신한금융지주는 금융계열사 중 손해보험사가 없었다"며 "손해보험사를 인수, 생손보를 모두 갖춘 금융지주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까지 신한EZ손보의 차별화 전략을 찾을 수 없다"며 "차별화 전략을 갖추지 못한다면 출범 후 한동안 적자 기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디지털보험사는 통신판매 전문 보험사(보험업법시행령 제13조)를 의미한다. 총 보험계약건수 및 수입보험료의 90%이상을 통신수단(전화·우편·컴퓨터통신 등)을 이용해 모집하는 보험사를 말한다. 대표적 보험사로 캐롯손보와 카카오페이손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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