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살은 어린이일까요?
너무 쉬운 질문이죠! 일반적인 경우라면 20살부터 성인으로 보죠.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성인으로 인정하기도 합니다. 법적으로는 만 19세부터 성인으로 인정합니다.
그런데 보험사는 30살까지 어린이로 구분하고 있네요. 그래서 30살도 어린이보험 가입이 가능하죠. 최근 롯데손해보험에서는 35세까지 가입 가능한 어린이보험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보험사는 왜 어린이보험 가입 나이를 높일까요?
과거 어린이보험은 만 15세까지만 가입 가능했어요. 만 16세부터는 어린이로 구분하지 않았죠. 이에 어린이보험에 가입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출산율이 낮아지고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보험사들은 기존 만 15세까지였던 어린이보험 가입나이를 점차 늘리기 시작했습니다.
저출산으로 법적인 어린이만을 대상으로 하면 어린이보험 가입자가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죠. 보험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20대까지 어린이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하겠다는 방법이죠. 이를 통해 20대에게 추가 보험 가입을 권하는 전략입니다.
아참! 어린이보험은 통상 성장기 미성년자녀에게 발생할 수 있는 질병과 상해를 보상해주는 보험입니다. 물론 태아시기에 가입할 경우 선청성 질병에 대한 보장도 가능하죠. 이에 통상 엄마가 임신을 했을 때 가입합니다. 임신 시기에 가입한 어린이보험 보장금액이 부족하다고 느낄 경우,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에 추가 보장을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죠.
그런데 어린이가 아닌 어른이, 그러니까 법적으로는 성인인 20살 이상의 사람이 어린이보험에 가입하면 좋을까요? 성인보험이 아닌 어린이보험이 더 유리한 점이 정말 있을까요?
어린이보험은 성인이 가입하는 일반보험보다 보험료가 더 저렴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런 것인지는 좀 따져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30살이 동일한 질병을 동일한 금액으로 보장 받기 위해 각각 어린이보험과 성인이 가입하는 건강보험에 가입한다고 가정하죠.
이런 가정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보험료가 어떻게 책정되는지 확인해야겠죠.
보험료는 보험사고가 얼마나 발생할지(예정위험률), 보험료를 운용해서 얼마나 수익을 얻을 수 있을지(예정이율), 보험상품을 유지하고 관리하기 위해 보험사는 어느 정도 비용이 발생할지(예정사업비율) 등을 고려해서 산출합니다. 어린이보험이 성인보험 대비 보험료가 저렴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은 예정위험률, 예정이율, 예정사업비율 중 예정위험률에 관련성이 큽니다.
보험에 가입한 사람이 질병이나 사고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면, 예정위험률이 높아집니다. 예정위험률이 높다면 그만큼 보험료가 비싸지겠죠. 질병이나 사고가 발생하면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질병이나 사고 노출 위험이 낮다면요? 네. 그렇죠. 보험료가 저렴해질 겁니다.
그렇다면 어린이보험의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게 상식처럼 된 이유는 성인보험 대비 예정위험률이 낮기 때문일까요?
특정 A보험사에 한번 산출을 의뢰해봤어요. 어린이보험과 일반보험의 예정사업비, 예정이율 등 모든 비용이 같다고 가정했죠. 30세 남성이 암 진단금 등 동일한 담보로 가입 한다고 설정했죠. 즉 30살 남성이 어린이보험과 성인보험에 각각 동일 조건으로 가입할 때 보험료가 정말 다를까에 대한 문제였죠. 결과는요.
담보와 보장이 같다면, 보험료도 똑같습니다. 라는 결론이었습니다.
어린이보험이나 일반보험이나 같은 연령이고 동일한 위험을 담보한다면, 같은 위험률을 적용하기 때문이죠. 이에 보험료가 달라질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린이보험이 왜 저렴하다고 하는 것일까요?
핵심은 예정사업비에 있었어요. 즉 성인보험 대비 어린이보험 사업비를 상대적으로 적게 책정한다는 거죠. 그러니까 일반보험을 운영하는데 100원이 들어간다고 설정하는 반면, 어린이보험은 80원만 들어간다고 가정하는 거죠.
그럼 보험사들은 왜 어린이보험 사업비를 적게 책정할까요?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라고 하네요.
첫 번째는 어린이고객을 확보하면 해당 보험사를 각인시킬 수 있겠죠. 이에 짧게는 몇 년 후 질게는 십수년 후 추가로 보험을 판매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에 고객을 먼저 확보할 수 있다는 측면이죠.
두 번째가 더 현실적인데요. 사실 어린이는 많이 다치지만, 큰 질병에는 잘 걸리지 않아요. 그래서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죠. 일반보험보다 손해율이 낮다는 건 그만큼 보험사에 돈이 된다는 거죠. 사실 30대까지도 질병에 많이 걸리지 않거든요. 그래서 손해율이 안정적이며, 이에 사업비를 더 낮게 책정해도 보험사는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결론은요. 30살이 어린이보험과 일반보험에 가입할 때 어린이보험이 조금 더 유리하다는 거에요. 그런데 사실 보험료 차이가 크게 날 수는 없다고 하네요. 예정위험률 차이가 아닌 사업비 차이만 발생하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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