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설계사를 통한 소비자와 초연결...보험사가 금융의 핵심 된다

김승동 승인 2022.06.24 11:18 의견 0

김진수 인스토리얼 대표 kjinsoo@finevery.com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 그야말로 초연결이다. 4차 산업혁명은 바로 이 단어 ‘초연결’이 핵심이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모두 초연결이 화두다.

김진수 인스토리얼 대표


이런 움직임은 금융산업에서도 관찰된다. 고객과 다양한 경로를 통해 연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대표적으로 최근 삼성금융이 만든 ‘모니모’를 꼽을 수 있다. 삼성생명·화재·카드·증권이 초연결로 뭉쳤다. 편리함을 제공해 고객 이탈은 막고 유입을 늘리기 위한 연결방법이다.

그런데 전통적으로 금융산업의 주류였던 금융지주사는 아직 초연결에 뜨겁지 않은 분위기다.

현재 금융산업은 성장동력을 찾기 힘들다. 시장 포화와 함께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구 감소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고객 한명 한명의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이다. 이 때문에 금융지주 내 각 계열사와 거래 중인 고객을 초연결하지 않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라는 판단이다. 각 계열사의 고객을 연결하는 전략을 통해 교차판매 등을 추구해야 한다. 가령 은행에서 저축과 대출을 거래 중인 고객에게 보험이나 펀드 등의 거래로 확대하는 방법이다.

물론 방카슈랑스 등 교차판매는 이미 존재하는 전략이다. 새로울 것이 없다. 하지만 빅테크 플랫폼이 손 안에서 모든 금융과 유관 서비스를 연결하는 상황이다. 현재에 안주하면 고객 이탈은 불 보듯 뻔하다. 창구에 찾아오는 고객을 기다리는 전략으로는 부족하다.

플랫폼은 스마트폰 앱 등으로 고객에게 접근한다. 반면 보험설계사는 현실에서 직접 고객에게 접근한다. 대면채널에서 속도감은 물론 기동력을 갖춘 보험설계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플랫폼보다 우위에 설 수 있다.

금융업권별로 연금저축의 가입 금액을 보면 설계사의 고객 침투력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연금저축은 은행과 증권사·자산운용사는 물론 보험사에서도 가입할 수 있다. 연금저축보험의 누적 적립금은 100조원이 넘는다. 반면 은행의 신탁과 증권사의 펀드를 합쳐도 약 20조원에 불과하다. 설계사가 고객에게 연금저축보험을 권했기 때문에 이 같은 결과가 나왔을 것으로 판단된다.

설계사의 고객 초연결 전략은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실손의료보험이나 자동차보험 그리고 암보험 등만 살펴도 대다수의 사람은 이미 보험에 가입 중이다. 따라서 설계사를 통해 대면 접점을 만들고 카드나 펀드 등 교차나 연계판매를 하는 초기 전략은 현재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여기에 더해 향후 헬스케어나 고령화 사회의 중심 금융인 신탁 등의 유기적 확장도 가능할 것이다.

예를 들어 치매 진단 받은 사람을 가장 먼저 찾아가는 금융인은 바로 설계사다. 보험금 청구를 도와주며, 보험사 혹은 금융지주사와 연계된 요양병원을 연결하는 헬스케어서비스를 권할 수도 있다. 이후 치매 환자(피보험자)의 사망에 대비해 유언대용신탁 등을 보호자에게 설명할 수도 있다. 물론 사망시 사망보험금에 기반해 자녀 세대까지 고객을 확보할 수도 있다.

이처럼 대면채널 중에서도 고객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보험설계사는 초연결 시대에 전통적인 금융회사들이 빅테크 플랫폼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주요 전략이다. 실제 인슈어테크 스타트업이나 금융 플랫폼 등이 설계사를 모집하거나 연결하고 있는 것이 대면채널의 가치를 인정하는 방증이라 할 것이다.

물론 보험설계사가 초연결 시대 첨병이 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많은 능력과 지식을 갖춰야 한다. 다만 개별 설계사가 금융 등 모든 배경지식을 다 갖출 수는 없다. 이에 세무정보가 궁금하면 세무사와 협력하고, 신탁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는 고객과 상담할 때는 신탁전문가를 연결하는 시스템만 갖추면 된다. 즉 각 전문가와 초연결도 필요하다.

초연결 시대 전통적인 금융회사가 빅테크 플랫폼보다 우위에 설 수 있는 전략 중 하나는 설계사의 기동력과 전문성을 활용하는 것이다.

김진수 인스토리얼 대표 kjinsoo@fineve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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