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안 아파?'...도수치료, 증상 개선 입증해야 보험금 지급

4세대 실손보험 약관 규정, 1~3세대에도 소급 적용 '지급 깐깐하게'
감독당국, 치료효과 없는데 보험금 지급하는 것이 더 문제

성명주 승인 2022.05.19 20:15 | 최종 수정 2022.05.19 20:12 의견 0

앞으로 치료 효과를 입증하지 못하면 도수치료 후 보험금을 받지 못하게 될 전망이다. 최근 개정, 출시된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약관 내용을 과거 상품에도 적용하고 있어서다. 치료 효과를 보고 보험금을 지급하는 심사 기준에 대해 금융당국도 일정 부분 용인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에 도수치료 등 비급여 진료에 대한 보험금 지급 심사가 더 깐깐해질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도수치료를 10회 이상 받고 보험금을 청구하면 통증 완화 등 증상이 개선됐다는 것을 가입자가 입증해야 한다. 4세대 실손보험은 물론 1~3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도 이 같은 지급심사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일부 보험사가 증상 개선 확인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삼성화재 등 대형사도 이를 검토하고 있어서다.

또 금융당국도 이 같은 지급심사 기준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치료 효과가 없는데 지속적으로 도수치료를 받는 것이 오히려 더 문제라는 의미다.

도수치료는 의사 등 시술자의 손으로 환자의 환부를 직접 누르고 비틀면서 자세 교정과 통증 완화를 돕는 치료법이다. 다만 도수치료는 치료 효과의 시각적인 확인은 물론, 과학적으로도 증명이 어렵다. 이에 과잉진료가 지속적으로 문제화됐다. 이에 실손보험에서는 도수치료 관련 지급을 지속적으로 줄여왔다.

실손보험은 가입 시기에 따라 1세대부터 4세대로 구분한다. 2017년 4월 이전까지는 1세대·2세대 실손보험으로 구분한다. 1·2세대 실손보험은 도수치료 관련 보장에 특별한 제한이 없었다.

그러나 2017년 4월 3세대 실손보험에서는 도수치료를 특약으로 구분하고 자기부담금을 상향 조정(10%·20%에서 30%로 조정)했으며, 보장 횟수 50회, 보장금액 350만원으로 제한했다. 지난해 7월부터 판매한 4세대 실손보험은 3세대 실손보험 조건에 최초 10회 후 증상 개선 여부를 확인한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보험사들은 4세대 실손보험의 약관 내용을 과거 가입한 실손보험(1~3세대)까지 소급적용, 지급심사에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를 위해 10회 이상 도수치료를 받고 보험금을 청구하면 ①진단서 ②X-RAY, CT, MRI, 초음파 등 관련 자료 ③통증평가척도(VAS, Visual Analogue Scale) ④관절운동범위(ROM, Range Of joint Motion) 등을 요구한다. 진단서와 X-RAY로 질병의 유무를, VAS와 ROM으로 증상개선을 확인하겠다는 의미다.

소비자단체는 도수치료에 대한 제한이 없는 2세대까지 가입자에게 4세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고 주장한다. 보험은 부합계약으로 약관이 곧 상품 그 자체다. 약관에 증상의 개선을 요구한 내용이 없으니 치료목적이라면 무조건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

그러나 보험사는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보험약관에서는 ‘질병으로 인하여’ 병원에서 치료를 받거나 처방 받을 경우 보험금을 지급한다고 규정하기 때문이다.

질병의 사전적 의미는 심신의 일부가 일시적(지속적)으로 장애를 일으켜 정상적인 기능을 할 수 없는 상태를 뜻한다. 또 질병은 객관적인 검사 결과를 기초로 전문의가 진단한 것이어야 한다. 즉 질병이 있어야 보험금을 지급 여부를 심사할 수 있다는 것. 객관적인 검사 결과를 실행하지 않으면, 질병 유무를 확인할 수 없으니 보험금 지급도 거절할 수 있다는 거다.

또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이어야 하며, 치료는 증상의 개선을 의미한다. 즉 질병으로 인한 통증이 완화되거나 없어지는 것을 객관적인 의학적 자료로 증명해야 한다.

만약 질병 치료를 위한 목적이었다고 하더라도 통증이 줄어들지 않았다면, 10회의 도수치료를 받은 후 다른 치료행위를 시행했어야 한다. 증상개선 없이 도수치료를 반복하는 것은 치료행위가 아니라는 의미다.

감독당국 또한 보험사의 이 같은 주장이 틀리지 않았다는 의견이다. 치료 후 증상의 개선이 없음에도 지속적으로 도수치료를 받는 것이 오히려 더 큰 문제라는 것. 이 경우 불필요한 보험금이 지출되며, 이는 손해율 상승을 부르고 결국 선량한 가입자의 보험료만 높이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증상의 개선 등 치료효과가 없음에도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은 가입자가 많아 도수치료는 과잉진료의 상징으로 꼽혀왔다”며 “10회마다 치료효과를 입증하고 효과가 입증되면 보험금을 지급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한편, 보험업계는 도수치료 이외에도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어 왔던 갑상선 고주파수술, 무좀 레이저치료 등도 치료의 필요성과 함께 치료효과 등을 가입자가 입증해야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쪽으로 지급기준이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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