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운전자보험 팔지마”...금감원, 손보사에 ‘명령’

보험사기 가능성에 계약자별 부당한 가격차별까지
기초서류 변경 권고...가부상 담보, 사실상 시장 퇴출

김승동 승인 2022.05.17 17:20 | 최종 수정 2022.05.18 13:08 의견 0

운전자보험 주요 담보로 급부상한 가족동승자부상치료비(가부상) 담보가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된다. 금융당국이 해당 상품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기초서류를 개선하라고 지시한데 따른 것이다.

17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전날인 16일 손해보험사에 가부상 관련 보험업법 제127조2(기초서류의 변경 권고)에 따라 기초서류 개선을 권고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해당 상품은 판매가 중단된다. 아울러 개선 권고에 따라 기초서류를 변경해야 한다. 사실상 가부상 담보는 사라지게 된다.

금감원은 가부상이 심각한 도덕적 해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타인의 상해 정도에 따라 전체 보험금이 달라져 고의로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 즉 해당 상품이 보험사기로 활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가부상은 기존 자동차부상치료비(자부상)에서 보상범위(대상)를 가족으로 넓힌 담보다. 자부상은 교통사고시 발생한 상해등급(1~14등급)에 따라 가입자 본인에게만 보험금을 지급한다. 반면 가부상은 운전자보험 가입자 본인 이외에 자동차에 함께 타고 있는 가족까지 보상 대상을 확대했다.

1등급 600만원, 14등급 30만원의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운전자보험에 가입했다. 만약 운전자 본인만 보상받는 자부상이고 상해 급수가 14등급이면 30만원의 보험금만 받는다.

반면 가부상으로 가입하고 함께 탄 가족 중 상해 1등급이 있다면, 모든 가족이 전부 600만원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가족이 5명 타고 있다면 최대 3000만원(600만원×5명)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가장 많이 다친 가족의 상해등급을 동승자에게 모두 적용하는 것.

상해 14등급은 사지의 단순타박이나 관절 염좌 등을 의미한다. 상해 1등급은 척추손상 등 심각하게 다친 것을 의미한다. 상해등급이 올라갈수록 받을 수 있는 보험금도 많아진다.

또 가입자(피보험자)의 가족 수에 따라 보험금이 달라질 수 있음에도 보험료는 가족수와 무관하게 책정된다. 2인 가족 보다 4인 가족의 최대 보장금액이 두 배 많음에도 보험료는 같다. 2인 가족이 보험료에서 역차별을 받을 수 있다는 것. 부당한 보험료 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기초서류 위반인 셈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사기 가능성을 최소화하도록 상해등급에 부합하는 보험금만 지급하도록 변경해야 한다”며 “또 보험계약자간 부당한 보험료 차별도 개선해야 할 것”이라며 기초서류 개선을 권고했다.

저작권자 ⓒ 뉴스포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