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생명이 다음 달 법인보험대리점(GA)채널을 겨냥한 건강보험 신상품을 선보인다. 수익 기반을 강화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다. 다만 이미 포화된 시장에 후발주자로 진입하는 만큼 입지를 넓히기 위해선 뚜렷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하나생명은 다음 달 대면채널 전용 건강보험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는 방카슈랑스(은행 내 보험판매) 채널을 통해 건강보험을 판매하고 있으나, 대면채널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나생명 관계자는 “출시 예정인 건강보험은 수백개 특약이 포함된 구조로, 이에 맞춰 설계와 운영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해왔다”며 “출시 시점과 상품 구성은 이번 주 내로 윤곽이 드러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신상품 출시는 남궁원 하나생명 대표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취임한 남궁 대표는 보장성 보험 확대를 통해 본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해 왔다. 특히 GA채널과 적극적으로 제휴하며 수익 기반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남궁 대표 취임 이후 하나생명의 보장성 보험 실적은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사망 담보를 제외한 보장성 보험 수입보험료는 2557억원으로 전년 대비 22.3% 증가했고, 보험손익은 97억원에서 183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투자손익도 -164억원에서 -44억원으로 크게 개선되며, 영업이익(139억원)과 당기순이익(124억원) 모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건강보험은 핵심 상품군으로 부상했다. 장기 계약에서 발생하는 미래 수익을 보험계약마진(CSM)으로 반영할 수 있어 수익성 측면에서 높은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에 주요 보험사들은 앞다퉈 건강보험 라인업을 강화해왔다.
하나생명은 시장 진입이 늦은 만큼 심화된 경쟁 속에서 점유율 확대는 과제로 남을 전망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 도입 후 건강보험 시장의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며 “후발주자로선 GA채널 확대, 세분화된 타깃, 차별화된 보장 등 다각적인 접근이 요구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하나금융그룹은 지난해 말 시니어 특화 브랜드 ‘하나더넥스트’를 출범시키며 초고령 사회 대응에 나섰다. 은퇴설계부터 자산관리, 주거, 케어, 문화생활까지 아우르는 종합 솔루션을 통해 시니어 시장을 그룹의 차세대 성장 축으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이번 하나생명의 신상품 출시도 그룹 차원의 시너지 창출이라는 측면에서 주목된다. 보험 부문의 취약한 입지를 강화하고,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