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가 동양생명·ABL생명 인수 후 ABL생명을 한국금융지주에 재매각할 것이라는 업계의 분석이 나온다. 우리금융은 기존보다 낮아진 경영평가등급(3등급)에도 불구하고 금융위원회가 조건부로 인수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청신호가 켜졌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우리금융의 동양생명·ABL생명 인수 여부를 검토 중이다. 이르면 오는 5월 내 결론이 나올 것이란 관측이다. 앞서 우리금융은 경영실태평가에서 기존보다 한 단계 낮은 3등급을 받았으나, 금융위는 조건부로 인수 승인 여부를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ABL생명]
일각에선 우리금융이 두 회사 인수 후 ABL생명을 재매각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두 회사의 업권이 겹치는 만큼 모두 인수하는 것이 실익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과거 행보도 이런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지난 2014년 NH농협금융 회장으로 재직 당시 우리금융으로부터 우리아비바생명을 인수한 지 다섯 달 만에 DGB금융에 재매각하는 안을 추진했다. 당시 NH농협금융이 변액보험시장 진출에 제한을 받으면서 우리아비바생명을 계속 보유할 필요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서 임 회장이 비슷한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금융지주가 보험업 진출을 모색하며 관련 매물을 검토 중인 점도 이러한 분석에 힘을 싣는다. 지난 28일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은 공식적으로 보험사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남구 회장은 보험업 진출을 통해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ABL생명을 별도 매각하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투자은행(IB)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두 보험사 인수를 승인받고 ABL생명만 별도 매각하는 시나리오는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ABL생명의 재무 상태가 양호하지 않아 상당한 자금이 투입될 수 있어 매력적인 매물로 평가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 오랜 절차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금융지주 관계자도 "보험사 인수를 검토 중이긴 하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며 "생명보험사뿐만 아니라 손해보험사도 고려 대상에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