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설계사에 지급하는 시책(판매성과수당) 경쟁이 연초부터 과열되는 분위기다. 주요 생명보험사들이 보험설계사 본인계약에까지 시책을 지급하며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일각에선 특정 시점에 계약해지가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신상품 'The라이트간편건강보험'에 대해 법인보험대리점(GA) 설계사가 본인계약을 체결할 경우 최대 1600%의 시책을 제공한다. 이는 익월 시책과 13차월 시책, 연속가동 시책을 합한 수치다. 가령 이달과 내달 각각 월보험료 20만원의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13차월까지 유지한다면 설계사는 총 640만원의 시책을 받는다.

[이미지=각 사]

한화생명도 '뇌심H건강보험', 'H건강보험(Basic)' 등에 대해 설계사의 본인계약 체결시 최대 1500%의 시책을 제공한다. 동양생명은 '치매간병은동양생명보험'에 대해 설계사 본인계약 체결시 최대 1800%의 시책을 제공한다.

통상 설계사 본인계약에 시책을 지급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란 게 업계의 평가다. 차익거래를 노린 설계사의 허위계약이 급증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차익거래는 설계사가 받는 수당과 해약환급금의 합이 납입보험료보다 많은 경우 그 차익을 노리고 해지 목적으로 보험계약을 체결하는 행위를 말한다. 현행법상 차익거래에 대한 환수 기간은 1년이다. 지난해 보험개혁회의에서 차익거래 금지 기간을 보험계약 전기간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됐지만 규정 개정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 지식이 있는 설계사의 본인계약에까지 시책을 제공하는 건 보험사로서도 상당한 리스크"라면서 "시책 환수기간이 끝나면 차익을 노린 설계사들이 계약을 해지하는 경우가 급증할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도 "그간 도덕적해이를 우려해 설계사 본인계약에는 시책을 지급하지 않는 것이 관례였다"면서 "올해 들어 보장금액 한도 가이드라인 시행으로 보장성상품 목표치를 맞추는 게 어려워지면서 시책을 통한 실적 견인 목적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다만 보험사들은 이번 시책 지급이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신상품 출시나 프로모션에 따라 설계사 본인계약에도 시책을 인정해준 경우가 종종 있었다"며 "이번 역시 특별한 사례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이달 말부터 보험사의 사업비 집행현황을 상시 점검할 수 있도록 사업비 등 수지차 현황 관련 업무보고서를 신설한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이 시행될 예정이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전환으로 일시 중단했던 업무보고를 제개하는 차원이다. 이에 보험사가 설계사에 지급하는 수당 등에서 과도한 사업비가 집행되는지 여부를 파악하기 용이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뉴스포트 여지훈 BRsum@newsport.co.kr 여지훈의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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