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前단계부터 全단계 보장'...삼성생명, 치매보험 흥행할까?
출시일에만 10억 판매...최경증 치매시 현금 대신 현물 보상
여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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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1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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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이 출시한 경도인지장애 보장 담보의 흥행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는 분위기다. 국내 최초로 치매 전(前)단계를 보장하면서 치매 예방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되면서다. 해당 담보가 현물보상을 제공하는 만큼 실수요자 중심의 소비자 편익 제고 효과가 클 것이란 전망이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달 17일 생명보험협회에 '경도인지장애·최경증이상치매보장특약N5(돌봄로봇제공형)'에 대한 12개월 배타적사용권을 신청했다. 지난 6월 말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신고 수리된 지 약 2주 만이다. 해당 담보는 그간 소비자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에 대한 우려로 인해 마땅한 보장이 없던 경도인지장애 단계를 보상하는 게 핵심이다.
경도인지장애는 치매는 아니지만 기억력이나 인지기능이 뚜렷하게 감퇴된 상태를 말한다. 치매를 발견할 수 있는 최초 단계로서 이 기간에 치료할 시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담보 가입자는 보장개시일 이후 경도인지장애 또는 최경증(CDR 0.5) 이상의 치매상태로 진단받으면 최초 1회에 한해 돌봄로봇을 제공받는다. 사실상 치매 예방 단계를 포함함으로써 치매 전(全)단계를 보장받는 셈이다. 삼성생명은 출시일에만 약 10억원의 월초보험료 수익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생명이 업계 최초로 경도인지장애 보장 상품 출시에 성공한 건 보상방식 변경을 통해서다. 경도인지장애 또는 치매 진단시 현금 대신 현물(돌봄로봇)을 제공함으로써 가입자의 모럴해저드에 대한 우려를 경감시킨 것.
과거엔 가벼운 건망증 등에 보상을 제공할 경우 과잉진료 등 모럴해저드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이에 금감원도 상품 신고 수리에 신중을 기했다는 설명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최경증 치매 이하 단계에선 가입자의 모럴해저드 위험이 클 수 있다"면서 "보상방식으로 현물을 선택한 점이 상품 신고 수리에 주효했다"고 밝혔다. 이어 "돌봄로봇을 받기 위해 치매보험에 가입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모럴해저드 위험보다는 소비자 편익 제고 효과가 클 것으로 판단해 신고 수리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돌봄로봇은 보건복지부가 인정한 디지털 인지중재프로그램이 내장된 로봇이 지급될 예정이다. 치매 예방에 특화된 인지기능훈련 컨텐츠 외에도 생활습관, 정서관리, 24시간 위기감지, 응급호출 등 다양한 기능을 포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담보 자체의 매력이 크지 않아 흥행에 실패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담보 출시일을 제외하면 지난달 말까지 삼성생명의 해당 담보 관련 실적도 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보험업계 상품담당자는 "업계 최초로 경도인지장애 단계부터 보장한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출시일 판매실적이 높았던 것은 상품 자체보다는 설계사들에 높은 시책을 약속했기 때문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경쟁사들이 출시하더라도 업셀링 상품으로서 의미 이상은 아닐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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