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넘기 힘드네"...생보 제3보험 시장서 고전

연초 대비 정기보험 매출 증가...단기납종신보험도 '굳건'
상품·판매채널 경쟁력 제고는 숙제

여지훈 승인 2024.07.31 10:34 의견 0

제3보험 시장 공략에 나선 생명보험사들이 법인보험대리점(GA)채널에서 부침을 겪는 모양새다. 판매 실적이 연초 대비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다. 해당 시장을 장악한 손해보험업계의 벽이 높다는 분석이다. 상품과 판매채널에서 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생보사들이 GA채널을 통해 판매한 제3보험 실적(월초보험료 기준·한화생명금융서비스 제외)은 약 430억원으로 추산됐다. 저축성보험과 다른 보장성보험을 포함한 전체 실적(2900억원)을 감안하면 제3보험 비중은 15% 수준에 불과했다.

[사진=생명보험협회]

지난달 제3보험 비중은 18.1%로 올해 2월(16.9%) 대비 1.2%P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정기보험은 5.6%P(13.5%→19.1%), 저축성보험은 1.6%P(15.5%→17.1%) 증가했다. 건강보험을 중심으로 제3보험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나선 연초의 기세가 무색해지는 성적표다.

정기보험과 저축성보험의 증가도 전략적 선택보다는 고육책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한 보험상품 전문가는 "건강보험 등에서 판매가 부진하다보니 점유율 사수를 위해 보험료 규모가 큰 정기보험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라며 "건강보험 시장 공략을 위한 생보사의 선택지가 상품 측면에선 많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어 "제판분리(제조와 판매의 분리)나 GA 인수, 설계매니저 증원 등 판매 채널에서 돌파구를 찾는 게 오히려 효과적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도 "건강보험 시장을 장악한 손해보험사들이 지금에 이르기까진 10년 이상이 소요됐다"면서 "입원일당이나 암 주요치료비 등 손보업계에서 유행한 상품을 재구성해 출시하는 방식으로는 현재의 판도를 쉽게 뒤집기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다.

연초 비과세 논란이 불거지며 절판마케팅이 성행한 단기납종신보험은 올해 1월 이후 판매 실적이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 63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지만 지난달 160억원까지 축소되며 4분의1 토막이 난 것. 그럼에도 생보사 전체 실적을 견인한 주요 상품이란 평가다. 지난달 단기납종신보험이 전체 보종에서 차지한 비중은 40%를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1월 이례적으로 급증한 실적 때문에 급감한 것처럼 보일 뿐 단기납종신보험은 여전히 생보사의 주력 상품 중 하나"라며 "제3보험 시장으로 진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생보사들이 단기납종신보험 판매를 줄이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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