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인수가 협상 카드로 ABL생명 건전성 거론할까?
동양생명과 비교...건전성·시장지배력 등 상대적으로 매력도 낮아
여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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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6 10:43 | 최종 수정 2024.07.26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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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가 실사 중인 ABL생명이 '뜨거운 감자'다. 건전성과 시장지배력 등이 동양생명 대비 상대적으로 낮아 가격 흥정 카드로 ABL생명을 내세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우리금융은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패키지 인수를 위한 실사에 착수했다. 이르면 내달 초 실사가 마무리 될 전망이다. 이후 적정 인수가격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오갈 것이라는 게 시장의 예측이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에 대한 시장 평가는 크게 엇갈린다. 우량 매물로 꼽히는 동양생명과 달리 ABL생명에 대한 평가는 후하지 않다. 다자보험이 두 보험사의 패키지 매각을 추진하는 것도 ABL생명 단독으로는 마땅한 인수자를 찾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작용했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ABL생명의 순자산 장부가치는 8983억원. 반면 시장에서 거론되는 적정 인수가는 3000억~4000억원이다. 사실상 다자보험이 투자한 원가 수준이란 게 업계의 평이다.
앞서 2016년 중국 안방보험그룹(현 다자보험그룹)은 ABL생명을 독일 알리안츠그룹으로부터 35억원에 매입했다. 이후 308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수혈했지만 자본적정성과 수익성 측면 모두 유의미한 개선세를 보이지 못했다.
지난 1분기 말 ABL생명의 경과조치 적용 전 K-ICS비율은 114.3%다. 가용자본은 1조5234억원, 요구자본은 1조3323억원이다. K-ICS비율을 당국 권고치(150%)까지 끌어올리기 위해선 적어도 4700억원가량의 자금 투입이 있어야 한다는 계산이다. 같은 시점 경과조치 없이 K-ICS비율 174.7%를 기록한 동양생명과는 대조적이다.
ABL생명의 순자산 장부가치는 3개월 전인 지난해 말(1조1076억원)보다 2000억원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전년 동기보다 30억원가량 감소한 78억원까지 축소됐다. 자본건전성과 이익의 지속성 모두 위협받고 있다는 게 업계의 냉정한 평가다.
게다가 우리금융은 지난 25일 기업가치 제고계획과 컨퍼런스콜을 통해 증권, 보험 등 미진출 사업으로 확장하는 데 필요한 지출을 과도하지 않게 하겠다고 재천명했다. 출자관련 규제비율과 자본적정성 비율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합리적으로 인수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의 투자 한도는 약 1조9000억원으로 평가받는다. 현재 거론되는 다자보험그룹의 동양생명 지분(75.4%)을 인수하는 데 드는 비용은 2조원 안팎. 사실상 우리금융이 ABL생명을 동양생명에 '덤'으로 붙이지 않고는 인수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투자은행(IB) 전문가는 "ABL생명은 자본적정성 하락 방어를 위해 보완자본증권에 의존하는 형국"이라며 "동양생명과 패키지로 매각될 경우 총 인수가격에서 동양생명 가치를 빼는 식으로 역산해야만 기업가치를 구할 정도로 적정가치를 가늠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도 "우리금융으로선 막대한 추가 자금 투입이 불가피한 ABL생명 인수를 사실상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패키지 인수를 할 경우 총 인수가를 낮추는 구실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그러면서도 "최근 우리금융이 증권사에 이어 보험사 인수를 추진하는 속도를 감안하면 사업포트폴리오 확장에 적극적임을 알 수 있다"며 "가격 협의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딜 성료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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