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부지급 꼼수 줄어든다...'화해계약' 가이드라인 시행

금감원 공정금융 추진위원회 가이드라인 제시...보험협회 화답
화해계약의 정의·효력 명시, 독소조항 제거...소비자 권익 제고

여지훈 승인 2024.07.18 11:01 의견 0

이달부터 화해계약 가이드라인이 본격 시행되면서 보험소비자 권익이 증대될 전망이다. 보험사는 가이드라인에 따른 화해계약서를 작성, 이행 절차와 설명의무를 준수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일부 현장에서는 화해계약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 제고 등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전언이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달부터 보험사의 화해계약 가이드라인이 본격 시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보험업계와 공동 태스크포스(TF)를 운영, 지난 4월 공정금융 추진위원회에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보험협회는 지난달 말 가이드라인의 세부 기준과 지침을 명시한 기준을 제정, 이달부터 각 보험사가 시행 중이다.

[이미지=손해보험협회]

화해계약은 보험사와 보험금 청구권자가 보험금 분쟁을 종료키로 약정하는 계약을 말한다. 통상 보험사고에 대한 입증 부족 등으로 인해 보험금 지급을 놓고 분쟁이 지속되는 경우 상호 합의로 체결한다.

그간 상당수 보험사가 화해계약시 '손해사정에 따른 진행요청서' 내지 '확인 동의서' 등 의미가 부정확한 제목의 서류로 일명 '꼼수 서명'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소송 등 일체의 권리 행사를 제한하거나, 약관상 부지급 사유를 인정하는 등 소비자에 불리한 문구를 포함한 채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아 소비자 피해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보험전문 변호사는 "과거엔 보험사들이 손해사정 명목으로 소비자를 오인케 하는 제목과 내용의 서류를 내밀고 명확한 설명 없이 서명을 받아가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나중에야 해당 계약의 의미를 깨달은 소비자와 보험사 간 사후 다툼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가이드라인 시행으로 보험사들은 소비자와 화해계약시 업계 공통 양식의 '화해계약서'를 제시하게 된다. 해당 서류에는 ▲'화해'의 정의와 ▲화해계약의 효력 ▲화해계약의 이행기간 등이 명시됐다. 또 ▲계약 쌍방은 물론 ▲보험계약에 대한 정보 ▲분쟁내용 ▲화해내용도 구체적으로 명시하도록 했다.

아울러 보험금 청구권자가 화해계약의 주요 내용 등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들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체크리스트'도 추가했다. 화해계약에 대한 소비자의 이해도를 증진하고 권익을 보호한다는 취지다.

한 독립 손해사정업체 대표는 "화해계약서에 명확한 의미의 제목과 문구가 기재되면서 소비자 혼란이 크게 줄어들었다"면서 "이미 일부 현장에서 체감상 효과를 느끼고 있다고 들었다"고 평했다.

금감원 관계자도 "그동안 본인이 체결한 화해계약의 내용과 범위조차 모르는 민원이 많았다"면서 "화해계약은 한 번 체결해버리면 취소가 어려우므로 소송 등에서 부당한 피해를 입는 소비자들이 상당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는 화해계약의 정의와 효력 등을 소비자가 인지하게 됨으로써 본인이 모르는 내용의 계약 체결로 인해 피해를 입는 경우가 줄어들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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