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신보험 가입자는 요양시설 무료’...KB라이프, 게임체인저 상품 출시

'입소우선권+역모기지급액'으로 시너지 극대화
종신보험 판도 뒤엎을 듯...신한금융도 예의주시

여지훈 승인 2024.06.05 11:29 | 최종 수정 2024.06.05 14:06 의견 0

# 81세 A씨는 얼마 전 KB골든라이프케어가 운영하는 요양시설에 입소했다. KB금융지주 계열사가 운영하는 곳이라 선호도가 높아 신청 후 3년을 대기해야 했지만, 약 20년 전 가입했던 종신보험 덕분에 1년만 기다렸을 뿐이다. 비용 부담도 없었다. 해당 종신보험의 사망보험금 선지급 기능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위 사례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현실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KB라이프가 업계 최초로 생명보험과 요양산업을 결합한 차세대 종신보험을 선보인 것이 배경이다. 종신보험 가입자는 요양시설 입소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여기에 가입했던 종신보험으로 요양시설 비용도 전가할 수 있다. 그간 보험료와 해지환급률 경쟁으로 치열했던 종신보험 시장의 판도가 뒤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라이프가 이달 17일 '입소우선권'이 포함된 'KB골든라이프케어종신보험'을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달 28일엔 해당 상품의 배타적사용권도 신청했다.

[사진=언스플래시]

입소우선권은 골든라이프케어종신보험에 가입한 피보험자가 KB라이프 제휴 요양시설의 신속한 입소를 지원하는 부가서비스다. 입소우선권은 골든라이프케어종신보험 가입 후 3년 경과, 장기요양등급 4등급 이상 판정시 이용 가능하다. KB골든라이프케어가 2025년 이후 새롭게 개소하는 시설(은평·광교·강동 빌리지)부터 적용한다. 현존하는 시설에 적용할 경우 이미 입소를 신청해 대기 중인 고객과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어서다.

골든라이프케어종신보험에는 제도성특약(보험료 없는 자동부가특약)인 '역모기지특약'이 연계돼 있다. 이 특약이 요양시설 입소에 따른 고객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줄 방편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역모기지특약은 종신보험 가입자의 신청이 있을 시 사망보험금을 담보로 '역모지기지 지급액'을 제공한다. 즉 향후 지급할 사망보험금 일부를 가입자에게 사전에 지급한다는 것. 보험을 해지하지 않고도 유연한 자금 활용이 가능하다.

KB라이프 관계자는 "골든라이프케어종신보험 가입자는 요양시설 입소우선권에 더해 입소시 부담할 비용 상당액을 저렴한 비용으로 충당, 사실상 추가 비용 없이 입소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요양산업과 보험산업의 시너지가 극대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B골든라이프케어, '요양시설 생태계' 핵심으로 부상

KB골든라이프케어는 요양시설의 관리·운영사업을 영위하는 KB라이프의 자회사다. 당초 KB손해보험의 자회사였지만 지난해 푸르덴셜생명과의 합병으로 출범한 KB라이프가 지분 전량을 인수했다.

급격한 인구 고령화로 요양시설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장기요양보험 대상자는 지난 2017년 58만명에서 2022년 100만명으로 5년새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다만 공급이 현저히 부족해 열악한 곳이 대다수다.

KB골든라이프케어가 운영 중인 서울 도심형 요양시설 ‘위례 빌리지’와 ‘서초 빌리지’의 수용 인원은 각각 125명과 80명이다. 반면 대기자는 각 5000명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설 및 생활프로그램 등이 좋아 자산가 사이에 입소문이 나고 있다는 평가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낮은 보험료 높은 해지환급률로 인해 저마진 경쟁했던 종신보험 시장에 새로운 '게임 체인저'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고급 요양시설 입소를 고민하는 자산가라면 이 상품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한라이프 등 요양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보험사를 중심으로 업계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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