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M 성장률 못 믿겠네” 롯데손보, M&A 시장서 불신 확대

공격적 영업·낙관적 계리가정 등이 원인으로 지목

여지훈 승인 2024.05.27 10:00 의견 0

롯데손해보험을 바라보는 인수합병(M&A) 시장의 불신이 커지는 분위기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경쟁사 대비 가파른 보험계약마진(CSM) 증가율이 배경이다. 지속되기 어려운 성장률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재무제표 접근에도 유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보의 올해 1분기 CSM잔액은 2조4306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7935억원) 대비 6371억원 증가했다. 성장률은 35.5%다. 손해보험업계 내 대형사는 물론 중소형사를 통틀어도 롯데손보에 견주는 성장률을 달성한 보험사는 찾아볼 수 없다. CSM은 보험계약을 통해 거둬들일 것으로 기대되는 장래의 이익이다.

[사진=롯데손해보험]

같은 기간 경쟁사의 CSM잔액 증가율을 살펴보면 ▲삼성화재 11.5% ▲현대해상 8.8% ▲KB손해보험 8.7% ▲한화손해보험 6.8% ▲DB손해보험 4.8%▲농협손해보험 3.1% 등이다. 흥국화재만이 2조1567억원에서 2조7183억원으로 두 자릿수 성장률(26.0%)을 기록했다.

롯데손보는 이처럼 CSM이 급증한 배경으로 수익성 높은 장기보험 판매 증가를 꼽는다.

최근 2년간 롯데손보의 보험포트폴리오에서 장기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수입보험료 기준)은 85% 이상. JKL파트너스가 롯데손보를 인수한 시점인 2019년에는 70%에도 미치지 못했다. 즉 JKL파트너스는 인수 이후 장기보험 집중 전략을 구사한 것은 사실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하지만 장기보험 판매를 위해 사업비가 대폭 증가했다. 같은 기간 롯데손보의 장기보험 사업비율은 경쟁사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2022년에는 26.3%를 기록, 경쟁사와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다 지난해 33.9%로 급등한 뒤 올해 1분기 36.8%로 또 한 번 뛰었다. 사업비가 대폭 증가한 것.

사업비율은 순사업비를 경과보험료로 나눠서 구한다. 이 값이 높을수록 들어온 보험료 대비 보험 모집 등에 필요한 경비가 많다는 뜻이다. 신계약 체결을 위해 설계사에게 주는 수당 등이 필요경비를 구성하는 주요 항목이다. 장기보험 판매를 위해 공격적인 영업을 단행, 사업비 지출이 급증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롯데손보의 CSM 증가를 단순히 장기보험 판매 활성화의 결과만으로 보는 시각은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보험업계 M&A 전문가는 "CSM에는 과거 수십년간 팔았던 모든 계약이 반영돼 있다"면서 "최근 1~2년 공격적인 영업에 나섰다고 해서 급증할 수 있는 수치가 아니다"고 짚었다. 이어 "롯데손보의 CSM이 급증한 것은 실제 성과의 결과라기보다는 계리적 가정 설정 변경 등의 영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도 "롯데손보를 매각하려는 JKL파트너스로서는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으려는 동기가 클 것"이라며 "추정과 시나리오가 많이 개입되는 IFRS17 아래서 보수적이기보단 낙관적인 가정 등이 반영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현재 JKL파트너스는 엑시트(투자금 회수) 시점을 맞아 롯데손보의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다. 매각 주관사인 JP모건은 지난달 말 인수의향서를 접수, 우리금융지주와 복수의 해외 사모펀드로부터 인수의향서를 받았다. 본입찰은 내달 시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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