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금융도 성공 못한 플랫폼, 이은호의 롯데손보가 하면 될까?

4월, 생활밀착형 보험으로 플랫폼 마르스 출시
플랫폼 통해 고객DB확보, 업셀링 전략

김승동 승인 2023.01.19 09:06 | 최종 수정 2023.01.19 09:09 의견 0

롯데손해보험이 플랫폼으로 승부수를 띄운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비용만 발생할 뿐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예상이다. 플랫폼 성공을 위해서는 적지 않은 시간과 마케팅 비용이 발생한다. 여기에 편의성과 함께 개방성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금융회사가 이런 조건을 충족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IT업계의 의견이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보는 이커머스 플랫폼 구축을 위한 테스크포스팀(TF)를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TF는 오는 4월 가칭 마르스(MARS) 플랫폼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마르스에는 롯데손보의 생활밀착형 보험이 탑재될 예정이다.

롯데손해보험


생활밀착형보험은 통상 보험료가 월 1만원 이하이며, 보장기간도 1년 이내로 짧은 상품이다. 보험료가 소액으로 수익성은 크지 않다. 그러나 고객정보를 획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롯데손보는 마르스 플랫폼에서 생활밀착형 보험을 판매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고객정보(DB)를 전속설계사에게 제공한다는 복안이다. 전속설계사는 DB를 활용 업셀링(신규 상품 판매)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현재 롯데손보는 여러 플랫폼을 통해 생활밀착형 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쿠팡에서 판매하는 전자제품을 무상보증하는 ‘쿠팡안심케어’이 대표적이다. 전자랜드와 롯데하이마트에서도 전자제품 보증기간을 연장하는 보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서비스에는 레저서비스보험을 판매한다. 이런 생활밀착형 보험을 마르스 플랫폼에 모은다는 복안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업계는 롯데손보의 플랫폼 전략에 대해 벌써부터 성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삼성금융(생명·화재·카드·증권)이 만든 모니모도 금융플랫폼 업계를 흔들지 못했다. 또 하나손보가 디지털금융을 표방, 2년 동안 준비했던 플랫폼 ‘핑글’은 서비스 석 달 만에 중단했다. 하나손보도 핑글을 통해 고객DB를 확보, 향후 업셀링한다는 전략이었다.

플랫폼 성공의 기본 조건은 편의성과 개방성이다. 기존 서비스보다 비용에 우위도 있어야 하고, 반복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카카오는 SMS(문자서비스) 기능을 대체하는 카카오톡으로 저변을 넓혔다. 1회 발송 때마다 비용이 발생했지만, 카카오톡은 비용이 발생하지 않았다. 단순한 기능과 개방성을 앞세워 사용자를 모은 것이다.

토스는 은행 송금기능이 핵심이었다. 송금수수료를 낮추고 여러 은행에 편리하게 송금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보험은 반복적인 사용이 거의 불가능하다. 가입할 때와 보험사고가 발생했을 때 이외에는 보험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또 롯데손보 플랫폼에서 다른 보험사 상품을 판매하기도 쉽지 않다. 개방성이 결여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즉 타사 상품을 비교해서 가입하는 기능이 없을 수 있다. 만약 타사 상품을 비교할 수 있다고 해도 롯데손보의 플랫폼이라는 점을 인지하면, 비교에 대한 신뢰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인슈어테크 한 관계자는 “플랫폼이 활성화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편의성과 개방성이다. 또 반복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특정 금융사가 플랫폼을 구축하지 못하는 것은 개방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험 상품은 반복적인 관심을 갖기 힘들다”며 “삼성생명·화재도 보험만으로는 플랫폼을 구축할 수 없다고 판단, 증권·카드와 함께 모니모를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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