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상현 HBC자산관리센터 대표, 경민대학교 국제교육원 교수
보험은 대표적인 청약상품이다. 가입자의 가입의사 후 보험회사가 승낙해야 보장이 시작된다. 보험사는 가입자의 병력, 직업 등에 대해 확인(고지의무, 알릴의무)하고 이를 기준으로 승낙 여부를 결정한다.
그런데 일부 설계사는 고지의무를 위반하고 가입한 후 3년이 지나면 보장이 가능하다고 설득한다. 즉 가입 후 3년만 지나면 고지의무 위반의 효력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만약 이렇게 가입했다면, 막상 보험사고가 발생했을 때 보험금을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납입했던 보험료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한다.
고지의무는 가입자의 의무다. 보험설계사는 고지의무 수령 권한이 없다. 이와 같은 내용은 2017년 11월 금융감독원 보도자료 ‘보험가입자의 권익제고를 위한 알릴의무 제도 개선’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금감원은 관련 보도자료에서 ‘보험설계사는 계약전 알릴의무사항에 대한 수령권한이 없다’는 유의사항 문구를 추가하라고 일선 보험사에 지시했다. 가입자가 고지의무제도의 취지 및 위반시 효과 등에 대해 안내받았는지 직접 확인하도록 청약서의 질문표도 개선하라고 했으며, 지난 2018년 상반기 보험사는 금감원 지시사항을 실행했다.
그렇다면 고지의무를 위반한 계약은 어떻게 될까?
상법 제651조(고지의무위반으로 인한 계약해지)에는 ‘피보험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중요 사항을 고지하지 않거나 부실고지 한 때에는 보험자(보험사)는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1개월 이내에, 계약을 체결한 날로부터 3년 이내에 한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여기서 중대한 과실이란 보험자가 그 사실을 안다면 그 계약을 체결하지 않든가 또는 적어도 동일한 조건으로는 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리라고 생각되는 사항을 의미한다.
보험사가 고지의무 위반 사실을 안 날로부터 1개월 이내에 해지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가입자가 고지의무를 위반해 가입하면, 보험사는 고지의무 위반 사항을 모른다. 보험금을 청구해 조사 했을 때 고지의무 위반이 발견되면, 그때가 고지의무 위반을 알게 된 날이 된다.
즉 고지의무 위반을 적발한 날로부터 1개월 이내에 해지하면 그만이다. 강제해지이기 때문에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으며, 보험료도 돌려받지 못한다. 해지환급금만 지급 받게 된다. 만약 이미 지급한 보험금이 있다면, 가입자는 이를 반환해야 한다.
고지의무를 위반하고 3년이 지나도 보상이 되지 않는다는 법률적 근거는 상법 제655조(계약해지와 보험금청구권)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해당 조항에서는 ‘보험사고가 발생한 후라도 보험자가 제650조(실효에 의한 해지), 제651조(고지위반에 의한 해지), 제652조(통지위반에 의한 해지) 및 제653조(계약자·피보험자·수익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의한 해지)에 따라 계약을 해지하였을 때에는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이 없고 이미 지급한 보험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다만 고지의무를 위반해도 보험금이 지급될 수도 있다. 이는 고지의무 위반사실과 연관성이 없는 보험사고에 한한다. 때문에 3년이 지나면 보상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의미다. 3년이 지나도 단지 강제해지가 되지 않을 뿐이다. 고지의무 위반과 연관 있는 보험사고는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보험금을 받지 못한다.
전상현 HBC자산관리센터 대표, 경민대학교 국제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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