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답을 찾다] 삼성생명도 참전...생보 빅3 저축성보험 금리 경쟁 '점입가경'

일시납 4.8% 확정이율 적용...5년 후 4% 유지보너스 '덤'
연금으로 출시...경쟁사보다 이율은 낮고 5년 환급률은 '매력적'

성명주 승인 2022.11.22 16:08 | 최종 수정 2022.11.22 16:15 의견 0

삼성생명도 확정고금리 저축성보험을 출시한다. 생명보험 빅3(삼성·한화·교보생명) 모두 저축성보험 시장에 뛰어든다. 전문가들은 조만간 6%대 저축성보험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저축성보험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것이 배경이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5년간 4.8% 확정 이율을 적용하는 하이브리드 연금보험을 이달 23일 출시한다. 이 상품의 최저가입금액은 800만원이며 5년 유지시 유지보너스 4%를 제공한다.

5년 이후에는 확정 이율(4.8%)이 아닌 공시이율이 적용된다. 삼성생명의 연금보험 공시이율은 11월 현재 3.0%다.

50세 남성이 일시납으로 1억원을 납입할 경우 가입 1년 후 해지시 돌려받는 환급률은 100.3%로 원금을 초과한다. 4년 후 환급률은 113.2%이며, 5년후에는 유지보너스 4%를 적용 121.9%의 환급률이 적용된다.

유지 중에 급전이 필요할 경우 1회당 해지환급금의 50% 이내에서 중도인출이 가능하며, 해지환급금의 최대 70%까지 중도인출 할 수 있다. 즉 해지환급금이 1억원일 때 1회에 5000만원을 뺄 수 있으며, 재인출 할 경우 최대 7000만원까지 급전에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다.

삼성생명의 연금보험의 적용이율은 표면적으로 매력적이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조언이다. 최근 한화생명은 5.7% 저축보험을 출시했고, 이에 질세라 교보생명은 5.8%의 이율을 적용했다.

즉 5% 후반대의 이율을 적용한 한화·교보생명 상품 대비 4.8%의 삼성생명 상품의 이율은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 하지만 5년을 유지할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유지보너스 4%를 받으면 교보생명 상품과 경쟁력이 비슷해지기 때문이다.

경쟁사 저축보험과 비교하면 4년까지 환급률은 교보생명 상품이 123.2%로 삼성생명(113.2%) 상품보다 10.2%p 더 높다. 5년째 삼성생명의 유지보너스 4%를 적용하면 환급률은 121.9%다. 교보생명 상품(131.09%)보다 9.19%p 정도로 환급률 차이가 줄어든다.

여전히 교보생명 저축보험의 환급률이 더 매력적이다. 하지만 업계는 삼성생명이기 때문에 적지 않은 물량이 판매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강력한 전속 설계사 조직을 이끌고 있는데다 네임밸류가 업계 최고이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이 대면채널(전속 및 법인보험대리점)에서 연금보험 판매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모습”이라며 “삼성생명이라는 브랜드를 믿고 적지 않은 법인 자금이 쏟아져 들어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 이율경쟁 치킨게임...수지차 악화로 유동성 위기 탓

생명보험 업계의 저축성보험 이율 경쟁은 지난 8월 말 시작됐다. 3.0%대 이율도 높다는 평가가 많을 때 푸본현대생명이 파격적으로 4.0%의 확정이율을 적용한 5년만기 일시납 상품을 출시했다. 9월 초 한화생명이 4.0% 상품을 출시했고, 흥국생명이 4.2%를 내놓았다. 연이어 동양생명이 4.5%로 추월하자 한화생명이 다시 4.5% 상품을 출시하며 불을 붙였다.

이후 이율경쟁은 더 가속화됐다. IBK연금보험이 지난 10월 24일 5.3%의 연금보험을 출시하자 한화생명은 이달 초 5.7%를 적용했고, 경쟁사인 교보생명까지 뛰어들어 5.8% 저축보험을 출시한 것이다.

불과 3개월만에 저축성보험에 적용하는 최고 이율이 4.0%에서 5.8%로 2.8%p 높아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저축성보험 이율 경쟁이 더 심화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생보 빅3 모두 참전, 치킨게임으로 과열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는 관측이다.

생보사들의 저축성보험 이율 경쟁은 보험수입과 지출에서 급격한 차이(수지차)가 발생하고 있다는 배경이 있다. 수입보험료보다 지급보험금이 더 많은 것.

급격한 수지차가 발생하는 것은 최근 저축성보험 해지가 증가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지난 2013년 2월 보험비과세 금액이 2억원으로 축소됐다. 이 이슈로 2012년 하반기부터 세제개편 전까지 저축성보험이 쏟아져 들어왔다. 이때 가입한 저축성보험의 비과세 조건(10년 유지)이 충족된 것.

게다가 과거 가입한 저축성보험 대비 더 매력적인 금리를 적용하는 상품이 많아진 것도 이유다. 비과세 적용을 받지 못하더라도 갈아타는 게 기회비용이 더 높다.

저축성보험 이율 경쟁의 배경은 또 있다. 과거 저축성보험에서 대규모 환매가 이뤄진 탓에 보험사의 유동성 위기가 발생한 것.

보험사는 가입자에게 거둬들인 보험료의 대부분은 안정적인 채권을 통해 운용한다. 문제는 금리상승기 채권가격은 하락한다는 것. 이 과정에서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니 헐값에 채권을 매각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즉 현금이 없어 보유 자산(채권)을 헐값에 처분해야 한다.

헐값에 보유채권을 매각해 손실을 확정하는 것보다, 높은 이율을 적용한 저축성보험을 판매하는 것이 더 손실이 적다는 판단인 셈이다.

마지막으로 레고랜드와 흥국생명 사태로 채권 발행시장이 얼어붙은 것도 배경이다. 이에 채권 발행시 높은 금리를 적용해야 한다. 부담되는 금리로 채권을 발행하는 것보다 저축성 보험 판매로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한 CFO는 “삼성생명까지 저축성보험 판매 경쟁에 뛰어드는 것은 그만큼 유동성에 심각한 위기가 발생했다는 시그널”이라며 “당분간 저축성보험 이율 경쟁은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저작권자 ⓒ 뉴스포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