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리변동 너무 커" 금융당국, 보험사 외환투자 일시적 규제 완화

금리상승으로 환오픈투자 30% 한도 초과 발생
2023년 상반기까지 '비조치의견'

성명주 승인 2022.11.11 09:47 | 최종 수정 2022.11.11 09:49 의견 0

금융당국이 한시적으로 보험사가 외국환포지션 한도를 넘어서도 제재하지 않기로 했다. 금리상승에 따른 시장변화를 감안한 것이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보험사의 외국환포지션 한도 초과에 대해 오는 2023년 6월 30일까지 제재 조치를 면제한다. 보험사들의 외국환포지션 한도는 전분기 지급여력금액의 30%로 보험업감독규정 제5-21조(외국환포지션의 한도)에 정해져있다.

외국환포지션이란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외화표시 자산과 부채의 차액이다. 환헤지를 하지 않은 투자로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 노출 정도를 의미한다. 환헤지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일정 비율 외환투자의 경우 환오픈 투자가 가능하다.

최근 시중금리 급등에 따라 보험사는 보유하고 있는 채권의 평가손실이 확대됐다. 이로 인해 보험사의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이 급감했다. 즉 보험사가 인위적으로 외국환포지션을 확대하지 않았음에도, 시장변동성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보험업감독규정에서 정한 규제범위를 넘어선 것.

보험사는 운용자산 중 채권 비중이 높다. 때문에 금리가 올라 채권 평가액이 하락하면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이 감소한다. 외국환포지션 한도 기준인 지급여력금액이 감소하면 외국환포지션 한도도 축소된다.

외국환포지션은 외화채권 평가손실로 인해 증가하는 구조다.

가령 5년 뒤 채권원리금으로 100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 시중금리가 오르면서 채권가격이 70달러로 하락한 상황에서 채권을 매도하게 되면 70달러 밖에 받지 못한다. 만기 상환 시 70달러로 100달러를 갚을 수 없다. 현 시점으로 본다면 30달러의 자산과 부채의 불일치가 발생한다. 환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것. 때문에 외국환포지션은 금리가 상승하면 증가하게 된다.

즉, 채권가치 하락으로 인해 외국환포지션 한도는 감소했는데 외국환포지션은 증가해 한도를 초과하는 일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현재 보험사의 지급여력제도(RBC)는 금리가 상승하면 자본이 감소하게 된다. 오는 2023년 도입되는 신지급여력제도(K-ICS)는 금리 변동에 대한 영향이 적다. K-ICS가 도입되면 감소한 가용자본으로 인해 줄었던 한도가 다시 증가하게 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시적으로 발생한 일이기 때문에 제재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며 "한시적으로 요건을 충족한 경우에는 제재를 면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편, 외국환포지션 한도 위반에 대한 제재는 보험업감독규정 제5-28조(외국환포지션 한도 위반에 대한 제재)에 명시되어있다. 한도 위반일로 부터 과거 1년간 1회 위반시에는 주의, 2회라면 일평균 한도 위반금액을 위반일 수만큼 한도에서 감축한다. 3회 이상 위반하거나 고의로 위반한 경우에는 한도 감축금액을 2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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