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가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에서 업계 1위 탈환 목표를 공식화했다. 친GA 정책을 유지하면서도 설계지원 인력의 질적 향상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이달 10~13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GA 대표 및 임원 130여명을 초청해 골프 행사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GA채널 1위 탈환이란 전략 목표를 공유하고 구체적인 실행 방안도 제시했다.
[사진=메리츠화재]
이번 행사에 참석한 한 GA 대표는 "메리츠화재가 기존의 친GA 정책을 유지하면서도 단순한 설계지원 인력 확대보다는 질적 향상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며 "이를 위해 설계매니저 교육과 보장분석 강화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고 말했다.
보장분석은 기존 가입된 보험을 점검해 불필요한 보장을 줄이고 필요한 보장은 신규 가입을 통해 최적화하는 과정이다. 단순히 설계매니저를 늘리기보다는 교육을 강화해 보장분석 서비스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편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메리츠화재의 설계매니저 수는 업계 1위인 삼성화재와 비슷한 1000명 수준이다.
최근 금융당국의 IFRS17 계리가정 가이드라인도 이번 전략 변화를 한층 앞당겼다는 평가다. 앞서 금융당국은 보험사가 보험부채 산출시 반영하는 손해율·해지율 가정이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설정돼 보험계약마진(CSM)이 과대계상됐다고 보고 이를 보수적으로 조정하도록 했다.
이에 상당수 보험사의 CSM이 축소됐지만, 메리츠화재는 당초 보수적 가정을 적용해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은 보험사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경쟁사들이 CSM 감소로 부담을 겪는 동안 메리츠화재가 이를 기회로 삼아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선 GA 대표는 "이번 행사에서 메리츠화재는 계리가정 가이드라인에 따라 CSM이 크게 축소된 경쟁사와 달리 탄탄한 재무적 성과를 자신했다"며 "이를 기반으로 '다시 메리츠'라는 슬로건 아래 올해 삼성화재를 제치고 GA채널 1위를 탈환하겠다는 목표를 공언했다"고 전했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내달 무저해지 보험 해지율 가이드라인 적용되면 저렴한 보험료를 내세운 절판마케팅이 어려워진다"면서 "앞으로는 보장분석 강화를 차별화 전략으로 삼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짚었다.
한편, 메리츠화재는 2015년 김용범 전 메리츠화재 대표(현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 취임 이후 공격적인 GA채널 공략을 통해 업계 1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2020년 이후 영업 전략을 보수적으로 조정하면서 매출이 감소해 현재는 3~4위권에 머물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