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00만원 받아 45만원 지급하면서'...DB손보, 유병자실손보험 슬그머니 인상
삼성화재 등 대부분 보험사 가격 동결
DB손보 "사업비 조정 부분이 반영 된 것"
성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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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15 16:39 | 최종 수정 2022.06.15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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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손해보험 등 일부 보험사가 이익이 나고 있는 유병자실손의료보험(유병자실손보험) 보험료를 슬그머니 인상해 논란이다. 증가한 사업비가 보험료 인상의 배경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보험사는 보험료를 동결해 대조가 되고 있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보는 올해 초 유병자실손보험 보험료를 슬그머니 인상했다. 인상률은 2.1%다. 해당 상품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은 업계 평균(48.6%)보다 낮은 44.6%였다.
가령 DB손보는 100만원의 보험료를 받아 45만원만 지급한다는 의미다. 업계 평균보다 4만원가량 덜 지급하고 있는 것. 그만큼 더 많은 이익을 내고 있음에도 보험료를 인상한 셈이다.
DB손보의 뒤를 이어 현대해상 1.8%(손해율 49.7%), KB손보 1.5%(47.1%), 롯데손보 1.3%(26.3%) 등이 보험료를 올렸다. 반면 삼성생명·화재, 한화생명, 메리츠화재, 농협생명·손보 등 대부분 보험사는 가격을 동결했다.
유병자실손보험은 지난 2018년 4월부터 판매되기 시작했다. 보험업감독규정(7-63조)에 따라 유병자실손보험은 내년 3월까지는 보험료를 인상할 수 없다. 출시 후 5년간 보험료를 조정할 수 없다는 조항이 있기 때문. 그럼에도 DB손보 등 일부 보험사는 보험료를 올린 것이다.
DB손보 관계자는 "보험료가 손해율만으로 산출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손해율에 따른) 위험률 조정은 하지 않았다"라고 항변했다. 손해율에 따른 위험률 조정이 아니기 때문에 규정위반이 아니라는 의미다.
업계는 DB손보 등 일부 보험사가 위험률이 아닌 예정손해조사비를 조정해 보험료를 인상했다고 분석한다. 손조비는 보험사가 보험사고 발생시 사고조사나 손해사정 등 보상 손해액을 산정하기위해 책정하는 비용이다.
그러나 보험료를 올리지 않은 대부분의 보험사는 DB손보의 이 같은 보험료 인상에 대해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보험료를 동결한 한 보험사 관계자는 “손해율 이외에는 보험료 변동 요인이 거의 없다”며 “손해율이 좋은 상품이라면 손조비 조정을 보험료에 반드시 반영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병자실손보험은 치료이력이 있거나 경증 만성질환을 가진 유병력자가 대상이다. 표준 실손보험 보다 인수기준을 완화한 것이 특징이다. 다만 유병력자실손보험의 자기부담률은 30%수준으로 표준 실손보험보다 높다. 보험료 또한 일반 실손보험에 비해 2~3배 비싸다. 지난해 기준 보험업계는 유병자실손보험에서 987억원 이익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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