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검] 자동차보험료 인하한다는데 정말 보험료 부담 낮아질까

김승동 승인 2022.03.21 07:32 의견 0

김승동 기자의 보험 검색, 김보검은 보험 소비자가 현명하게 보험을 선택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보험업계의 주요 상품과 이슈에 대해 알기 쉽게 정리합니다. 보험이 어려울 때 김보검에게 질문을 남겨 주세요.

삼성화재 등 대형 손해보험사는 오는 4월부터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합니다. 자동차보험료는 지난해 손해율을 기준으로 이듬해 보험료를 책정합니다. 지난해 손해율이 좋아 이익을 봤으면, 이듬해 보험료를 인하하죠. 하지만 소비자들은 자동차보험료 인하에 대한 체감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삼성화재가 오는 4월 11일 자동차보험료를 1.2% 인하합니다. 삼성화재는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을 약 30% 기록, 업계 1위 보험사입니다. 이런 삼성화재가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하니 KB손보(4월 11일, 1.4%), 현대해상(4월 13일, 인하율 1.2%), DB손보(4월16일, 1.3%), 메리츠화재(4월 21일, 1.3%) 등 5대 손보사도 보험료 인하에 동참했습니다.

자동차보험은 사실상 상품이 같습니다. 이에 가격에 대한 민감도가 매우 높죠. 업계 1위사가 가격을 낮추니 시장점유율을 뺏길 것을 우려한 경쟁 보험사들도 자동차보험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었겠죠.

◆자동차보험료 인하...체감하지 못한 이유는

보험소비자는 자동차보험료가 매번 오르는 것처럼 느꼈습니다. 그 이유는 사실 거의 매년 자동차보험료가 올랐기 때문입니다.

자동차보험 손익 추이를 보면, 지난 2000년부터 2021년까지 22년 동안 지속 적자를 기록, 누적적자액만 약 14조원에 달하죠. 규모의 차이만 있을 뿐 자동차보험은 늘 적자였기 때문에 자동차보험료는 매번 오름세를 보였던 것이죠.

다만 딱 두 해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바로 2017년과 2021년이죠. 특히 흑자가 예상됐던 2017년에는 선제적으로 보험료를 인하했었습니다. 삼성화재는 무려 한해에만 4.3% 보험료를 대폭 낮췄죠. 삼성화재가 이처럼 보험료를 줄이자 당시에도 경쟁 보험사까지 보험료를 덩달아 낮췄죠.

그런데 2017년에도 보험료 인하를 체감했다는 보험소비자는 만나기 쉽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그 당시에도 보험료가 인상됐다는 소비자가 더 많죠. 말로만 보험료를 인하한다고 하는 것일까요?

자동차보험료를 산출하기 위해 각 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요율서를 금융감독원에 신고합니다. 그리고 금감원은 각 보험사가 신고한 요율서를 검토하죠. 이 요율서에 따라 최종 보험료가 산출되는 것입니다.

아울러 요율서에는 ▲기본보험료 ▲특약요율 ▲가입자특성요율 ▲특별요율 ▲우량할인·불량할증요율 ▲사고건수별특성요율 등을 적용해서 자동차보험료를 결정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럼 정말 할인이 되긴 되었을까요? 2017년 삼성화재 사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삼성화재의 2017년 자동차보험 매출(원수보험료)은 약 4조8036억원이죠. 2017년에 보험료를 4.3% 할인했으니 이듬해인 2018년에는 보험료가 4.3% 정도 줄어들어야겠죠. 그런데 2018년 매출은 4조7326억원으로 710억원(약 1.47%p) 즐어든 것에 그쳤죠.

즉 보험료를 4.3% 할인했으니 할인한 것에 상응하게 보험료가 줄어야 하는데, 실제 보험사가 받은 보험료는 별로 줄지 않았다는 거죠. 보험사가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해도 소비자는 체감할 수 없던 반증이겠죠.

이처럼 보험료가 줄어들지 않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보험사가 보험료를 줄인다고 해도 세부적으로 어떻게 줄일 것인지는 발히지 않죠. 영업기밀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보험료 인하를 체감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여러 가지를 추정할 수 있습니다.

우선 연령에 따른 할증이죠. 보통 20대에는 보험료가 높지만 30대부터는 보험료가 줄어들죠. 이후 40대가 넘어서면 다시 보험료가 오릅니다.

20대 운전이 서툴면 사고율이 높죠. 이에 높은 보험료를 적용하다가 운전이 익숙해지면서 사고율이 낮아지기 때문에 보험료도 줄어듭니다. 그런데 연령이 증가하면 판단력도 느려지고 다시 사고율이 증가하기 시작하죠. 20대는 보험료에 큰 신경을 쓰지 않아 보험료가 올라도 크게 따지지 않는 반면 50대 이후에는 더 보험료에 민감해지죠. 여기에 연령 할증이 붙으면 늘 보험료가 오르는 것처럼 느껴지는 거죠.

교통법규를 위반해도 보험료가 오릅니다. 1년에 한두번의 신호위반, 과속 등은 문제가 되지 않죠. 하지만 교통법규를 자주 위반하면 보험료가 최대 10% 할증됩니다.

또 올해 사고를 내면 이듬해 보험료가 오르는 것은 당연하겠죠.

마지막으로 차량가액이 높아지면 보험료도 오릅니다. 연령이 증가해 수입이 증가하면 더 좋은 차를 구입하죠. 이 경우 보험료도 껑충 뛰게 됩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기본적으로 할인보다 할증되는 요율이 더 많다”며 “이에 보험사가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해도 소비자가 체감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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