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GA 수당체계 파괴’...토스의 세 번째 실험 성공할까

1일2건 고객DB 제공...판매수당 무조건 75% 지급

김승동 승인 2022.03.14 09:30 의견 0

금융플랫폼 토스의 법인보험대리점(GA) 자회사인 토스인슈어런스(토인슈)가 보험 비교 판매를 제대로 하겠다며 보험판매수당 체계를 파괴하고 나섰다. GA는 통상 판매수당의 80~90%를 직급에 따라 차등 지급하지만, 토인슈는 일괄적으로 75%를 지급하는 수당정책을 도입했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토인슈는 최근 키움에셋플래너 일부 조직을 영입, 판매활성화를 위해 판매수당 체계를 파괴했다. 현재 키움에셋플래너에서 토인슈로 이동을 확정한 설계사는 약 90명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GA 구조는 본사→고위관리자(본부장/단장)→중간관리자(지점장/지사장)→설계사 등으로 되어 있다. 종신보험 판매로 보험사가 수당 100만원을 지급하면, GA본사가 3만원, 고위관리자가 5만원, 지사장이 7만원을 가져가고 나머지 85만원을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식이다. 또 설계사도 판매실적이 우수하면 수당지급률이 높아진다.

설계사에게 판매수당의 전액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관리자에게 직급수당 등을 지급하기 위해서다. 직급수당은 관리자의 급여는 물론 설계사의 교육비 영업관리비 등으로 책정된 수당이다. 만약 설계사의 업력이 쌓여 추가 교육이나 관리할 필요성이 줄어들면 관리자는 본인에게 책정된 수당 일부를 설계사에게 추가지급도 한다.


토인슈는 이런 GA업계의 수당체계를 파괴했다. 관리자직급을 없애고 설계사에게만 무조건 75%만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즉 보험사가 책정한 판매수당이 100만원이라면 설계사에게 75만원을 지급한다. 대신 매일 2건의 고객정보(DB)를 제공한다. 이런 조건을 두고 업계는 토스가 세 번째 파격실험을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는 토스의 세 번째 실험 성공 가능성에 조심스럽게 무게를 두고 있다는 평이다.

최근 보험시장은 고객이 온라인 등을 통해 셀프 보장분석을 한 후 보험에 대한 필요성을 느껴 개인정보를 제공하면, 담당 설계사가 상담·방문 후 필요한 보장을 채워 넣거나 빼는 등으로 리모델링을 하는 방식이 영업에 주를 이룬다. 이 과정에서 DB는 필수다.

토인슈가 매일 제공하는 DB는 설계사 입장에서 영업에 매우 매력적인 조건이라는 것. 특히 토인슈는 토스 앱에서 고객이 직접 보장분석 후 상담 요청을 남긴 DB만 제공한다는 복안이다. 즉 신규 계약 체결 가능성이 높은 DB를 제공하겠다는 의미.

GA업계 한 설계사는 “보장분석 후 상담 요청을 남긴 DB는 리모델링이나 신규 상품 체결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이런 DB를 매일 제공하는 조건이라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물론 토인슈의 조건이 매력적이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설계사는 통상 판매 수당의 80~90%를 지급받는다. 그런데 토인슈의 75% 지급률은 너무 낮다는 의견이다.

또 다른 GA업계 설계사는 “토인슈가 영업 활성화를 위해 양질의 DB를 제공한다고 해도 75%의 지급률은 매력적이지 않다”며 “기존 가입자의 소개로 신규가입자를 만나거나 개척영업을 주로 하는 설계사들은 토인슈로 이직할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토인슈는 지난 2018년 설립 후 지금까지 비대면 영업에 집중해왔다. 토인슈의 첫 번째 실험은 온라인으로 유입된 DB를 활용, 전화 상담을 통한 영업이었다. 이후 정규직 설계사를 채용, 상담 중심으로 영업을 진행한 것이 두 번째 실험이었다는 평가다. 그러나 최근 토인슈는 정규직 설계사에서 대면조직 확충으로 급선회했다. 이를 두고 업계는 토인슈의 2차례 실험이 사실상 실패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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